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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 시즌 1~2 편안한 리뷰.

죠스. 2019. 3. 16. 02:12

해석 해설을 할 수 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스포는 좀 포함 되겠네요. 나도 편안하게 쓸 테니 보시는 분들도 편안하게 봤으면 하는 리뷰.

ㄱㄱ싱.

 

 

 

닥터 후 시리즈 생각 해 보면 제가 중학교 다닐 부근 부터 KBS 같은데서 가끔 방영 해 줬던거 같아요.

물론 올드 시리즈 말고 뉴 시리즈요 -_-;

 

하간 당시에 제가 느낀 감상으로 닥터 후는 '뭔가 노잼인데... 멋진 것' 이었습니다.

닥터후의 어두운 색채의 배경이나 기괴한 생물체들이 뭔가 '어른들의 컨텐츠' 처럼 보였거든요.

하지만 시리즈를 정주행 한 것도 아니고, 어쩌다 실수로 한 두 에피소드 정도 보게 되었으니 큰 재미는 못 느꼈었죠.

다만 흥미롭기는 흥미로워서, 언제 제대로 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많은 세월이 지나서 실제로 정주행 하게 되었네요.

 

 

사실 닥터후가 워낙 오래된 시리즈고, 뉴 시즌 이라고 불리는 닥터후 조차도 초기 시즌들은 벌써 10년이 넘은 작품들이라

닥터 후 매니아 커뮤니티(영드갤)에서도 1부터 보라는 분파와, 시즌 1부터는 CG가 너무 허접하니 볼 필요 없다는 파로 나뉘더군요.

 

그냥 뭐, CG가 허접한 거야 고전 영화들 보면서 익숙해졌으니 한 번 도전 해 볼까?

 

왓챠 플레이에 전 시리즈가 올라와 있길래 한 번 승선해 봤습니다.

뭐 시즌 1이 영 아니다 싶으면 갈아 타면 되니까요.

 

 

(이 에피소드에서 떠오르는 건... 무려 일주일에 하루나 학교에 다니던 엑스트라? 사실 플라스틱 에피소드 부터 빠져들었는데 그건 스샷이 잘 없넹....)

 

그런데 이게 웬일.

시즌 1, 1화가 정말 겁나게 재밌는겁니다!

 

아! 닥터후 아시는구나?

정.말.겁.나.재.밌.습.니.다.

 

닥터 후는 보아 하니 그런 시리즈더라고요. 

SF의 탈을 씌워놓긴 했는데, 괴담 모음집 같은 느낌. 음음.

오히려 오컬트 / 미스테리 / 공포 등으로 부류될 귀신 이야기 같은 것들을

외계인과 하이테크놀러지를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설명해버리는(?) 시리즈 였습니다.

 

재밌는 발상이고, 실제로 결과물도 재미 있고요!

 

 

그리고 시즌 1의 이 닥터. 너무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정말 외계적 매력을 내뿜는 배우 덕에 슈르륵 몰입해서 보게 되었죠.

 

 

매 회차마다 바뀌는 다양한 배경들, 매력적인 외계 종족들.

판타지 인 듯 괴담 이야기 인 듯 선을 타며 각종 시대들을 넘나드는 스토리 까지.

이거 보다보니 <빽 투더 퓨쳐> 시리즈도 떠오르고, <릭&모티> 도 떠오르고.

하이 테크놀러지와 똘끼로 무장한 박사 캐릭터의 원형이 닥터가 아닐까 스윽 유추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한 숨' 으로 정리 할 수 있는 시즌1 ~ 시즌2 는 상당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기도 했습니다.

닥터 후의 세계관이 참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었어요.

 

바로 이 세계관의 가장 강한 존재가,

인류를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사이버 맨도, 자신들 외에 모든 생물체들을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쓸어버리려 하는

미치광이 종족인 달렉도,

시간과 공간마저 멋대로 넘나드는  타임로드들도 아닌,

인류와 닥터를 위해 자신을 던진 로즈타일러라는 점이었어요.

 

BAD WOLF

 

 

 

로즈 타일러는 시즌 1 후반부에 타디스의 심장에 잠들어 있는 시공을 뛰어넘는 에너지를 스스로의 몸에 받아들여

시간과 공간, 모든 개념을 초월하는 존재인 배드 울프 BAD WOLF로 거듭납니다.

 

마법소녀 리나 시리즈의 로드 오브 버밀리온 생각이 점 나더라고요. 

초월적인 힘과 황금빛의 색체, 자기자신을 희생했을 떄 나타난다는 점이. 

 

배드 울프란 이름의 원래 존재하는 우주적인 존재에 접신을 하는 것 인지,

아니면 초월적인 힘이 로즈 타일러의 속으로 들어와 로즈의 의식과 합쳐졌을때

나타나게 되는 존재인지, 그도 아니면 초월적인 힘을 만나게 된

로즈의 의식이 불러낸 초 자아 인지는 정확하게 묘사되진 않아요.

 

하지만 배드 울프 상태의 로즈는 초월적인 힘을 가지게 됩니다.

다만 인간의 육체가 견딜 수 있는 한계 이상의 에너지를 품게 되기 때문에

그 최후는 반드시 비참한 죽음이죠.

 

뭐, 드라마에선 닥터가 리제네레이션을 이용해 로즈에게서 자신이 그 힘을 흘려보내는데 성공하지만요.

 

 

그런데 이름이 왜 하필 배드 울프인감?

 

 

 

 

동화와 배드 울프

 

배드 울프가 가지는 함의를 이해 하는데 서양 동화들에서 나오는 '나쁜 늑대' 이미지를 가져오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보편적인 서양 동화에서 나쁜 늑대라 하면 모든 것을 삼키고 싶어하는 욕심쟁이 이미지가 강해요.

주로 자신이 손 대면 안 되는 금기들을 탐하죠.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멋대로 하는 힘 마저 삼킨 나쁜 늑대.

 

그런데 이 동화속 나쁜 늑대들의 클리셰가 하나 있는데, 거의 무조건, 동화가 끝나기 전에 죽게 된다는 거예요.

모든것을 삼키려 하지만 단 하나도 얻지 못하고 결국엔 죽음에 이르게 되는 비참한 생물체.

그것이 서양 동화에서의 배드 울프입니다. 죽음으로서 거의 교훈을 남기기도 하고요.

 

 

하지만 로즈 타일러가 타디스의 힘에 손을 뻗고 원했던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죠.

쨌건, 이런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사실 닥터후 뉴 시즌1~시즌2 의 주인공은 사실 닥터가 아니라 로즈 타일러에요.

 

 

 

 

 

(영웅의 여정 단계에 따른 스토리 작법 양서... 를 기준으로 분석했단 말씀.)

스토리 로직적으로.

 

평범하고도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다가, 특별한 사건을 계기로 전혀 새로운 세상에 진입하게 되고,

새로운 세상 속에서 초심자로서 배워가는 기간을 거치며, 더욱더 깊은 어둠으로 향하게 되고,

마지막엔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것은

 

닥터가 아니라 로즈 타일러거든요.

 

그리고 이런 흐름에서 보자면 아무래도 로즈 타일러는 원래 죽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가끔 영화 등을 보다보면 그런게 보이거든요 '헐리우드 터치' 라고 해야 하나.

 

사람들이 해피 엔딩을 좋아하니까, 기존엔 배드 엔딩으로 설정 해 두었던 것도 막판에 조금 비틀어 해피엔딩으로

바꾸어 주는 거 말이죠.

 

제작 어느 부분에서 변했을진 모르겠지만, 아마 닥터 후 시즌2 마무리의 원안은 로즈 타일러가 실제로 죽는 방향이었을 거 같아요.

인류를 위해서, 그리고 그 무엇보다 사랑하는 닥터를 위해서 자기 자신을 버릴 수 있는 로즈 타일러의 속성은,

그야 말로 자기 자신을 뛰어넘는 자기 초월 능력. 초능력 이니까요.

 

뻔히 보이는 위험 속에서도 인류를 위해 레버로 달려 갈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로즈 타일러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능력이니까요.

 

하지만 달렉들과 함께 무저갱에 갖히는 로즈 타일러의 최후가 너무 비참해서 였을까요,

완성본에선 평행 세계의 아버지가 타이밍 좋게 로즈를 구하러 오죠.

 

 

 

그래서 마지막 부분이 더 슬펐던거 같아요.

 

로즈는 이미 닥터를 위해 두 번 이나 자신의 목숨을 걸었던 인물이에요.

그런 로즈에게 닥터와 영원한 이별은 차라리 죽음보다 못한 것이 아닐까요.

하여간 이렇게 인류애와, 닥터에 대한 사랑으로 희생정신을 보여주었던 로즈 타일러의

이야기가 끝이 나게 됩니다.

 

 

쩝, 그래서 시즌 3에 손이 잘 안 가나봐요. 시즌 2 다 본지 2달정도 되가는데 말이죠.

아직 로즈 타일러가 없는 닥터 후를 볼 준비가 안 되기도 했거든요.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시간 무지 잡아먹는 미드의 속성이 두려워서기도 하지만요 -_-;;

 

 

 

(아 넘 좋고...ㅠㅠ)

번 외

 

닥터 후 팬들이 의문을 가지는 것 중 하나가 시즌 1의 닥터는 왜 유독 한 시즌만 하고 없어졌는가.

하는게 있는데...

사실 이건 배우의 스케쥴을 차치하고도, 스토리의 흐름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봐요.

 

닥터 후 뉴 시즌의 첫 번째 진짜 주인공인 로즈 타일러의 이야기는 총 시즌 2로 계획되어 있었고,

닥터의 교체 주기는 3시즌인지라 이렇게 되면 중간에 한 시즌 붕 뜨는 시기가 생겨버리거든요.

 

주인공이 시즌 2 말미에 없어질 계획이니, 시즌 2에서 부터라도 새로운 닥터와 시청자들의 안면을 틀 계획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래야 시즌 3을 어떻게든 보게 할 테니까요. 

 

뭐 이런거 차치하고 그냥 스케쥴 문제였을 수도 있지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