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작법서

영화 분석2 : 죽은 시인들의 사회

죠스. 2017. 9. 30. 22:59





카르페 디엠!


감독 : 피터 위어

각본 : 톰 슐만




피터 위어는 트루먼 쇼, 위트니스 등 걸출한 작품을 낸 감독이고요.



기각본가인 톰 슐만은 가방속의 8머리, 밥에게 무슨일이 있었나, 애들이 줄었어요, 죽은 시인의 사회 등을 쓴 작가이고

최근작으론 웰컴 프레지던트(2004) 가 있네요. 




이 영화는 작법서 스토리텔링의 비밀 에서 다루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사실 여러 작법서에서 언급되는 명작이죠.



그럼 바로 분석 해 보겠습니다.




제 기본적인 분석법은 로버트 맥키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에서도 언급되는 9단계 플롯 작성법입니다.




이 영화의 분석은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 서브플롯이 굉장히 강조된 형태의 영화이기 때문이에요.

거의 옴니버스 스토리 여러개를 늘어놓은 뒤 병렬로 합친 느낌의 영화죠.


흔히 TV 시트콤 시나리오에서 2 WAY 시나리오를 자주 사용하는데, 

(2WAY = 예컨데 A란 인물과 B의 인물 위주로 벌어지는 사건을 각기 다루면서 진행하는 이야기)

이건 따지자면 4 WAY 쯤 될 것 같아요.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진 주요 인물들을 모아보자면


닐 페리, 찰리 달튼, 토드 앤더슨, 눅스 오버스트릿, 넓게 보자면 존 키팅 까지도!


어느 인물을 중심적으로 보냐는 자신의 선택이겠으나, 가장 강렬하며 긴 분량을 지닌 닐 페리를 시작으로 하나씩 건드려 보겠습니다.





★ 닐 페리의 플롯

목표 : 아버지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기.


설정 : 모범생 닐 페리는 명문 고등학교의 학생이나, 사실은 아버지의 억압에 못 이겨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왜 공부 해야하는지도 모른 채 아버지의 목표인 의대를 위하여 전진하죠.


계기적사건 : 괴짜 선생인 키팅의 수업을 듣게 됩니다.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이며, 현제를 즐기라는 그의 '카르페 디엠' 에 매료된 닐 페리는 자신이 원하는것을 찾게됩니다. 그건은 연극입니다.


구성점1 : 연극 오디션을 보기로 결심합니다.


비트1 : 연극 오디션에 합격했습니다. 주인공 역 입니다. 일보 전진 한 듯 하나, 그의 룸메이트 토드 앤더슨은 그의 아버지가 반대할 것 이란 사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개의치 않고 아버지의 추천서 등을 조작해서 연극 연습에 나가는 닐.


비트2(미드포인트) : 닐이 연극을 한다는 사실을 아버지에게 들켯습니다. 하지만 닐은 멈추지 않습니다. 걱정어린 키팅 선생에의 추궁에도 거짓말을 하고, 키팅 선생은 거짓말을 눈치채지만 아무 말 하지 않습니다. 닐은 아버지 몰래 연극 공연 준비를 계속합니다. (귀환불가지점 통과)


비트3 : 닐은 성공리에 공연을 마칩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하고 연극을 했다는 것을 들키게 됩니다. 닐은 아버지를 설득하는데 실패하고, 중형에 처해집니다. 날이 밝으면 지금의 학교를 자퇴한 뒤 군사학교에 가게 될 것 이고, 그 뒤로 10년간은 군인이 되어야 할 것 입니다.


구성점2 : 부모님을 설득할 수 없다고 판단한 닐은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됩니다. 아버지가 준 옷들은 벗어놓고, 자신의 연극을 상징하는 가시관을 쓴 뒤 아버지의 권총을 챙기는 닐.


클라이맥스 : 닐 페리는 자살에 성공해 아버지의 억압으로 부터 벗어납니다.


해제 : 닐은 싸늘한 시체가 되었고, 그의 아버지는 오열합니다.


▶ 패배처럼 보이지만 승리.

닐 페리의 플롯은 아버지의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한 끊임없는 투쟁입니다.

물리적 세계에서의 닐 페리는 패배한 것 처럼 보이지만,

그는 자살을 함으로서 아버지의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됩니다.

정신적인 승리인 것 입니다.




★ 찰리 달튼의 플롯

목표 : 첫 눈에 반한 크리스와의 사랑을 이루길.


설정 : 찰리는 모범적인 학생이고, 명문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계기적 사건 : 아버지의 소계로 아버지의 지인을 뵈러 저녁식사에 초대받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너무나도 아름다운 크리스를 만나게 됩니다. 한 눈에 반한 찰리.


구성점 1 : '죽은 시인들의 사회' 에서 카르페디엠을 외치던 찰리는 크리스 생각에 괴로워하다 전화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비트 1 : 전화를 했는데, 의외의 전계입니다. 크리스가 자신의 파티에 찰리를 초대합니다. 하지만 파티에 놀러간 찰리는 크리스의 남자친구에게 얻어맞기만 합니다.


비트 2 : 크리스의 남자친구가 다시보면 죽일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찰리는 이를 무릎쓰고 자신이 쓴 시와 꽃을 들고 크리스의 학교로 찾아갑니다. 크리스는 냉대합니다.


비트 3 : 닐의 연극을 보러가려던 찰리를 크리스가 찾아옵니다. 자신에게 꽃을 준 것을 남자친구가 알게 되었고, 남자친구가 찰리를 찾아와 죽일지도 모른다고 경고합니다. 


구성점 2 : 찰리는 이러한 압박에 굴하지 않습니다. 카르페 디엠 정신을 발휘합니다. 도망치기는 커녕 그녀와 함께 있고싶어합니다.


클라이맥스 : 찰리는 단 한번만 데이트를 해 달라고 하고, 그 뒤에도 맘에 안 든다면 이후엔 단념하겠다고 크리스에게 선언합니다. 크리스는 찰리의 말을 받아들입니다.


해제 : 둘은 함께 닉의 공연도 보고, 좋은 시간을 보냅니다.


▶ 가장 청춘드라마스러운 플롯이 아닐까요?

다른 인물들이 학교가 만들어낸 억압과 투쟁할때, 찰리는 인생의 단골 소재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투쟁하고 얻어냅니다.




★ 눅스 오버스트릿

목표 : 자신을 억압하는 학교에 반항과 일탈.


설정 : 눅스 오버스트릿 역시 모범적인 학생이며, 명문 고등학교에 재학중입니다.


계기적 사건 : 괴짜 선생인 키팅 선생의 수업을 들은 눅스 오버스트릿은 차후 친구들과 '죽은시인들의 사회' 활동을 이어가며, 부모와 학교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야겠다 결심합니다.


구성점 1 : '죽은시인들의 사회' 에 참전합니다. 


비트 1 : 그는 색소폰을 불고, 억압된 채 살았던 자신의 옛 이름을 버리고, 자유로운 영혼의 이름인 룩소...? 뭐 그런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선언합니다. 그는 점점 자신의 일탈의 범위를 늘려갑니다.


비트 2 : 그는 '죽은 시인들의 사회' 의 이름으로 학교 신문에 '남학생들이 손장난을 하지 않도록 여학생의 입학을 허가해야 한다' 라는 기사를 실어버립니다. (귀환불가)


비트 3 : 학교장과 임원들이 학생들을 모아두고 누가 이런 기사를 썼는지 추궁합니다.


구성점 2 : 눅스가 자신의 장난을 완성하기로 합니다.


클라이맥스 : 추궁중인 강단에서 전화벨 같은 소리가 울립니다. 눅스가 들고있는 벨입니다. 눅스는 능청스럽게 들고있던 전화기를 받더니 신에게서 온 전화라며 교장을 능멸합니다.


해제 : 눅스는 엄한 체벌을 당하지만 자신이 학교를 한 방 먹인것에 만족합니다.


▶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난 캐릭터였습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승리를 거두는 캐릭터이며, 클라이맥스 씬은 확실하게 통쾌합니다.

학교와 가장 직접적으로, 집요하게 싸우는 인물입니다.



★ 존 키팅

목표 : 기존의 교육을 벗어나 아이들에게 새로운 교육을 전파하는것.

아이들을 사색가로 키워내는 것.


설정 : 키팅은 이 명문 고등학교 출신으로, 기존의 교육제도에 환멸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사색가로 키워내는것이 올바른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계기적 사건 : 학교에 교사로 부임하게 됩니다.


구성점 1 : 자신만의 스타일로 수업하며 아이들을 사색가로 만들려 결심합니다. 다른 선생들이 의문을 표하지만 재치있게 받아칩니다.


비트 1 : 아이들을 자신만의 수업으로 끌어드립니다. 처음엔 어저구니 없어 하던 아이들이 차츰 그를 따라오게 되고 변화하게 됩니다.


비트 2 : 오버스트릿의 일로 추궁당하지만 키팅은 재치있게 받아칩니다.


비트 3 : 닐 페리의 자살을 학교측에서 키팅의 잘못으로 몰아갑니다.


구성점 2 : 학교를 떠나기로 합니다.


클라이맥스 : 그는 학교를 떠나나, 아이들에게 남긴 유산이 없어지는것은 아닙니다. 특히 '죽은시인의 사회' 멤버들을 필두로 한 아이들이 책상위에 올라서서 그를 향해 존경의 뜻을 담은 '오 마이 캡틴' 을 외칩니다.


해제 : 아이들에게 '고맙다' 라는 말을 남기고 학교를 떠납니다.


▶ ㅠㅠ




★ 토드 앤더슨

목표 : 내면의 공포와 맞서 싸우기. 자신의 의견 표출하기.


설정 : 토드 앤더슨은 지나치게 내성적인 성향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로 하는 것, 심지어 책을 읽거나 시를 읽는 것 조차 극도로 두려워 합니다. '죽은시인들의 사회' 조차 그에겐 별 효과가 없습니다.


계기적 사건 : 이런 토드를 알아본 키팅선생이 토드에게 시를 써 와 낭독하라고 명령합니다.


구성점 1 : 시를 쓰는것을 시도하는 토드. 이것을 계기로 나아갈 수 있을지, 노트를 무수히 찢어가며 시를 적습니다.


비트 1 : 결국 시를 가져오지 못 한 토드, 그런데 키팅 선생이 토드를 끌어내 끝도없이 압박하며 시를 짓게 만듭니다.

결국 토드는 즉석에서 시를 지어내는데, 처음엔 비웃던 친구들이 모두 감탄 할 만큼 인상적인 구절들을 즉석에서 마구 지어내 뱉습니다.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발견하게 되는 토드.


비트 2 : 성격이 조금 진전되는 듯 싶었지만, 또 다시 토드를 좌절시키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부모님이 작년과 똑같은 필기구 세트를 생일선물로 보낸 것 입니다. 상처받아도 속으로 삭힐 뿐 표출조차 하지 못 하는 토드. 부모님의 무관심의 결정체인 필기구 세트와 함께 버려진 짐 짝 처럼 쭈그려 있는 토드, 그런 토드에게 접근한 닐의 부추김으로 토드는 필기구 세트를 강으로  후련하게 날려버립니다. 


비트 3 : 그에게 용기를 주었던 룸메이트인 닐이 자살로 죽게 됩니다. 그로 인해 학교는 키팅을 잘라버리려 하고, 키팅을 좋아하는 토드는 키팅을 지키려 하지만 결국 여러가지 상황의 압박에 견디지 못 하고 키팅을 모함하는 문서에 서명하게 됩니다.

교장에게 장악된 교실, 키팅은 자신의 짐을 챙겨서 떠나가려 합니다.


구성점 2 : 모두가 씁쓸한 마음으로 키팅을 외면하는 상황, 토드가 용기를 냅니다.


클라이맥스 : 키팅에게 자신은 모든것이 키팅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어쩔 수 없었다고 고백하는 토드.


해제 : 토드의 폭발을 계기로, 한 명 씩 책상 위로 올라가 키팅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학생들.


▶ 여러모로 안타까운 캐릭터 입니다.

토드는 여러번 자신을 변화시키려 하나 번번히 좌절됩니다.

마지막의 용기가 그가 진정 내딛은 유일한 한 발 입니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가 낸 용기기에 더욱 감동적인 그림이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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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듯 이런 류의 이야기 (특이한 선생이 학교로 부임한다) 의 설정에서는 보편적으론 선생님이 주인공입니다.

스쿨오브 락 이던가, GTO 등의 작품에서 그렇게 다루어 지죠.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키팅은 아이들을 집결시키고, 영감을 주는 존재이긴 하지만 주인공은 아닙니다.


정리를 해 두고 보니 역시 주인공으로 가장 적합한 사람은 닐 페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토드 역시 이야기의 완성에 필수 불가결 한 인물이고요.


눅스 오버스트릿 역시 분량이 떨어지는 편 이지만 이 영화의 정수를 담고있고,

찰리 역시 없었다면 아쉬울 법 한 캐릭터네요.


여러 캐릭터들을 사용하면서도 인물 캐릭터들을 낭비없이 구성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인물별 서브플롯이 꽤 따로놀기에, 단 한번 보고서 모든걸 파악하기엔 좀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써두고도 눅스 오버스트릿과 토드의 플롯은 긴가민가한 디테일이 몇몇군데 있거든요.


나중에 시간이 좀 지나고 다시 한 번 보며 확인 보충 해 봐야겠습니다.


그럼 수고링.